학위논문 (박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인문대학 국어국문학과, 2017. 8. 방민호.이 논문은 한국 근대문학에 나타난 가족의 의미를 당대 가족법과의 관련 속에서 밝히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를 위해 식민지 조선의 작가들이 근대법의 도입으로 가족이 재편되는 현상을 비판적으로 성찰하고, 문학적 형상화를 통해 법질서 안과 밖에서 더 나은 삶의 가능성을 모색해나갔던 양상을 살펴보았다. 식민지 조선의 가족에 영향을 미친 가족법은 근대와 전통의 길항, 젠더불평등, 규율권력의 성격을 복합적으로 체현하고 있는 제도이다. 조선총독부는 가족 정책의 근간이 되는 호적제도와 친족상속법을 통해 근대성과 통치성이라는 양면성을 바탕으로 한 조선 가족의 정상화를 주장하고 지도했다. 한편 민족공동체의 주요 단위인 가족의 질서를 지배해왔던 관습적 규범은 여전히 막대한 영향력을 발휘하면서 근대법과 공모 또는 경합을 벌이며 역동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식민지 조선의 작가들은 일상의 경험을 통해 국가법에 내재된 해방과 억압의 속성을 직시했고, 그 속에서 아직 제도화/규범화되지 않은 권리와 새로운 가족상을 서사적으로 구현해냈다. 가족법의 시행으로 발생했던 긴장과 충돌의 현장 속에서 생성된 물음이 당대 개인의 삶과 공동체의 의미를 들여다보는 핵심적인 매개가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Ⅱ장에서는 식민지 시기 가족의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었던 가족법의 전개 과정과, 그로 인해 달라진 가족 관계 및 위상에 대한 논의들을 살펴보았다. 우선, 조선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