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의 안보분업구조와 반(反)기지운동에 관한 연구 서울대학교 대학원 사회학과 정 영 신 근대세계체계의 헤게모니국가나 강대국들은 세계적인 무역과 산업, 금융 네트워크를 발전시킴으로써 부와 권력을 축적했고, 부와 권력을 보호하고 확장하기 위한 수단으로 해외기지네트워크를 건설했다. 하지만 20세기 중반 식민지․제국체제가 붕괴하고 민족주의와 평화주의가 고양되자, 해외기지네트워크는 정치적으로 취약해졌고, 반(反)기지운동의 도전을 받게 되었다. 미국은 세계권력을 획득하는 과정에서 탈식민주의를 용인하는 대신 동맹국과의 집단안보조약이나 양자협정을 통해 해외기지네트워크를 건설하고 확장했다. 해외기지의 설치는 미국을 비롯한 강대국의 세계전략이나 지역적(regional) 정세에 따라 결정되었지만, 이제 기지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책임은 동맹국 정부의 몫으로 돌아갔다. 기지의 설치로부터 발생하는 기지피해는 몇몇 지방(local)에 떠넘겨졌다. 식민지․제국체제에서 종주국 정부가 전적으로 책임졌던 문제의 소재가 다층화된 것이다. 전후 세계체계에서 기지문제가 정치적 쟁점으로 부상하고 반기지운동이 가장 활성화된 곳은 동아시아였다. 냉전체제 하에서도 동아시아에서는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쟁 등 크고 작은 전쟁들이 빈번했고, 미국의 참전은 기지네트워크를 통해 동아시아의 동맹국들을 전쟁에 참여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동아시아에서 전쟁의 지속은 한편으로 안보불안을 이유로 미군의 주둔을 요청하는 움직임을 낳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미국의 전쟁에 반대하고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