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위논문 (석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 고고미술사학과, 2017. 2. 장진성.텐리대학(天理大學)이 소장하고 있는 〈몽유도원도(夢遊桃源圖)〉 권축(卷軸)은 현동자(玄洞子) 안견(安堅, ?-?)의 〈몽유도원도〉와, 안평대군(安平大君) 이용(李瑢, 1418-1453)을 포함해 전체 22명의 글을 한데 엮어 만든 서화합벽(書畵合璧) 작품이다. 세종(世宗, 재위 1418-1450)의 셋째 왕자인 이용은 1447년 음력 4월 20일 밤에 박팽년(朴彭年, 1417-1456), 신숙주(申叔舟, 1417-1475) 등과 함께 도원에 들러 경관을 즐기는 꿈을 꾸었다. 그리고 측근이었던 안견에게 꿈의 내용을 말하며 그림을 한 점 그리도록 명하였다. 이것이 조선 전기 회화의 대표작인 〈몽유도원도〉이다. 그림이 완성되자, 이용은 당대 21명의 명사들에게 시문을 받아 그림과 함께 엮어서 시·서·화 삼절의 〈몽유도원도〉 권축을 만들어냈다. 〈몽유도원도〉 권축은 그림과 글들을 모두 포함할 경우 총 길이가 20m에 다다르는 장권(長卷)의 작품이다. 이처럼 많은 인물들의 글이 그림과 함께 묶여 제작된 서화합벽 권축은 동아시아 삼국을 통틀어도 비교할만한 예가 거의 없다. 특히 후대에 작품을 감상한 이들에 의해 글이 더해지는 중국의 서화권과 달리, 〈몽유도원도〉 권축의 회화와 모든 찬문은 같은 시기에 제작되어 하나의 작품을 구성하였다는 점에서 독특하다. 이와 같은 특징을 고려한다면 〈몽유도원도〉 권축과 유사한 형식을 가진 이전 시기의 작품을 찾기는 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