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근대 담론에서 여성은 다양한 스펙트럼을 지닌 새로운 주체였다. 가부장제 속에서 침묵하는 존재였던 여성이 공적 담론 속으로 출현했을 때, 신여성이라는 말이 담지하듯 그것은 신/구, 동/서, 고/금을 넘나드는 새로운 화두였다. 특히 서구적 충격파를 겪은 동아시아 담론에서 여성 주체의 활약은 근대적 문명 지표였으며, 시공간뿐 아니라 이데올로기적 차이를 넘는 쟁점이기도 했다. 남성에 의해 호명된 여성 주체는 여전히 남성적인 담론 속에서 그 운명을 달리할 수밖에 없었으되, 새롭게 명명된 여성 주체들의 내발적인 움직임은 그치지 않았다. 여성들의 자기 해방적인 몸짓은 무엇보다 일인칭의 언어로서 자신들의 목소리를 구현해내는 일이었으며, 궁극적으로 자신의 삶을 감각화 예술화하는 과정이었다. 파격적인 그들의 행보는 단선적인 남성 담론을 넘어서는, 다면체의 가면을 쓴 예술가-여성들의 다층적인 목소리들로 구현되었다. 기존의 체제를 넘어서야하는 그들의 도약은 새로운 삶을 향한 불안한 꿈에서 출발하는 것이었으되, 자신과 타자를 향한 사랑을 기저로 펼쳐지는 진실한 삶의 양상은 그 자체로서 하나의 걸작으로 남아있다. 이 글에서는 그러한 여성들의 선구자적 면면들을 한국의 나혜석, 일본의 요사노 아키코, 중국의 장아이링을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이 세 여성 선각자들은 시공간적 배경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담론 체계에서 씌워놓은 여성적 굴레를 뛰어넘어 새로운 여성 지표들을 세운 인물들이다. 특히 그들이 한 인간으로서 여성으로서 자의식을 키워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