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리노브스키에게 있어 친족의 개념은 처음부터 핵가족의 그것에 한정된 것이었다. 이러한 친족에 대한 시각은 그가 19세기 진화주의 자들의 역사적 시각을 비판하면서 형성된 것으로서, 이에 대한 믿음은 그의 학문적 생애 동안 변함없이 이어졌다. 말리노브스키가 연구의 대상 단위를 개인에 둔 점, 정신분석학을 비롯한 심리학적 이론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던 점, 씨족(clan), 종족(lineage) 등에 대하여 체계적인 설명을 하지 않았던 점 등은 바로 그러한 기본적 입장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말리노브스키의 친족 연구에 대한 평가는 혹독한 것인 반면 그것에 대한 인류학도들의 이해는 충분치 않은 감이 있다. 특히 래드클리프-브라운(Radcliff-Brown)계의 구조기능주의자들이 자주 비판했던 것처럼 말리노브스키의 친족 연구가 정상적인 연구 궤도를 벗어난 것으로만 볼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사실상 말리노브스키는 모계가족의 운용원리에 대하여 구조적 분석을 시도하지는 않았지만 그것에 대한 엄청나게 중요한 사실을 제공하였을 뿐 아니라 그것을 설명하면서 그가 세운 나름대로의 논리를 따르고 있다. 무엇보다도 말리노브스키의 친족 연구에 대한 평가는 우선 그가 취했던 이론적 전제가 무엇이었는가, 그리고 연구의 내용이 그러한 전제에 기초하여 논리적으로 이루어졌는가에서 출발해야 하리라 믿는다. 그가 왜 이런 식으로 하지 않고 그런 식으로 했는가 보다는 그런 식에서 논리의 모순성이 있는가 또는 "그런 식"의 설명에서 빠진 것이 무엇이며 그것으로 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