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오늘날 우리나라 사람들의 사회적 행태를 보고 느끼면서 생각하게 된 의문을 법의 영역, 특히 민주주의의 맥락에서 고찰해 보려는 것이다. 필자가 당도한 결론은 우리나라의 문화 풍토가 사람들로 하여금 매우 관념적으로, 특히 목적론적으로 생각하도록 만들고, 경험적-실용적 성향이 약하고, 자아정체성의 면에서 집단주의적 경향에서 자유롭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화적 성향은 물론 지리물리적-지정학적 환경과 역사와 언어의 복합적인 상호작용 끝에 발전한 것이다. 본고에서는 필자가 중요하다고 보는 일정한 기본 요소를 추출해 내고, 그것이 동양과 서양에서 달리 나타난 모습을 이념형적으로 정리한 다음, 특히 법문화와 관련지어서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양의 법문화에서 나타나는 특성을 설명해 보고자 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민주주의라는 현대사회와 국가의 가장 중요한 제도적 기틀의 지속가능한 운영을 위해서 대한민국의 국민에게 요구되는 사고 및 행동방식이 무엇일까를 모색해 보았다. 필자가 도달한 결론은, 우리에게는 서양인들과 달리 과정적-절차적 사고가 취약하다는 사실의 확인이고, 민주주의는 가장 대표적이고 전형적인 과정이고 절차이므로 우리에게 부족한 절차적 사고방식을 의식적으로라도 함양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고찰의 전제로 채택한 사고방식의 이념형적 유형은 時流的-경험론적 사고(Zeitfluß-Perspektive; Flowing-time perspective)와 時點的-관념론적 사고(Zeitpunkt- Perspekt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