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서는 인과에 대한 흄의 또는 흄적인 설명에 대해 살펴본다. 인과관계의 본성이 무엇인가에 대한 그의 설명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는 그 설명으로부터 두 가지 테제, 즉 각각의 단칭인과사례는 규칙성 또는 법칙을 전제한다는 것과 인과관계는 우리가 질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속성 또는 관계들의 부분 및 그의 합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을 귀결로 얻을 수 있음이 드러날 것이다. 하지만 그 두 테제가 대등한 지위를 가지고 병렬적으로 주장되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인과관계라는 것은 그 자체 세계 속에서 별도의 존재론적 지위를 갖는 것이 아니라 사실 우리가 질적으로 경험하는 것들의 부분전체론적 합에 의해 결정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환원주의적 기획을 나타내는 후자의 테제, 이것이 흄이 진정으로 강조했던, 그렇지 않았다면 그가 강조했어야 했던, 것이라고 이해되어야 한다. 그래서 나는 어떤 것이라도 후자의 테제를 주장하는 것은 흄적인 인과관이라고 간주할 수 있고 또 아무리 흄의 인과관과 유사하더라도 후자의 테제를 거부하는 것은 흉적인 인과관일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 글에서는 흄의 인과관이 어떠한 반례들에 직면할 수 있는지 그리고 흄의 인과관이 흄적이면서 어떻게 그 반례들을 피해갈 수 있는지에 대한 전체적 그림을 그려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