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스토텔레스가 어떠한 탐구를 행할 때 항상 염두에 두고 있는 점은 크게 두 가지라고 생각된다. 그중 하나는 말해지는 어떤 것이 '여러 가지로 말해진다'는 사실이고, 다른 하나는 실체와 그에 따르는 것들의 구분이다. 이전의 철학자들이 그에게서 비난받는 주된 까닭도 그들이 바로 이러한 사실들을 구분하지 못했다는 이유 때문이다. 그들은 단순하게도 하나의 이름이 단지 하나의 것에만 동일한 방식으로 사용되는 듯이 여겼다고 아리스토텔레스는 생각했다. 그가 이전의 철학자들에 대해서 비난했던 점들은 오늘날까지도 많은 논란의 여지를 담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논란거리들을 잠시 접어두고 말한다면 그것은 한편으로 자신의 탐구방법을 선명하게 드러낸 것이기도 하다. 나는 이 글에서 아리스토텔레스가 탐구를 시작할 때 염두에 두는 두 가지 점들 중에서 특히 실체와 그에 따르는 것들의 구분에 주목 해보고자 한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실체에 관해서 본격적으로 논의를 시작하는 부분은 「형이상학」 Z편이다. 하지만 실체에 대한 그의 생각은 가장 초기 저작인 「범주론」에서부터 등장하기 시작하며, 이것은 사실상 그의 저작 전체에 걸쳐 중심적인 위치를 차지한다. 여기서 몇 가지의 의문점이 생길 수 있다. 그는 무엇 때문에 실체라는 것을 생각했는가? 실체를 한정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나아가 도대체 실체란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