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위논문 (석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 정치외교학부 외교학전공, 2015. 8. 최정운.한국의 관료제는 언제 어떤 방식으로 형성되었는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 관료제의 성격이 근본적으로 변화한 시기인 1960년대 박정희 정권기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군사 쿠데타로 집권한 박정희는 군부 정권이 본질적으로 가지는 반(反)정치적 성격 때문에 정치적 정통성을 결여하고 있었다. 박정희는 경제적 성과로 정치적 정당성을 대체하고자 하였고 이 과정에서 국가체제의 효율성과 전문성이 강조되는 관료화가 일어났다. 다시 말해 1960년대 관료화는 박정희가 자신을 둘러싼 정치적 불확실성을 해소하려고 만든 전략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다. 이 관료화의 구체적인 양상과 특성은 박정희 정권이 수행한 정책의 전개 과정을 자세히 따라가며 파악할 수 있는데, 대표적으로 경부고속도로건설사업은 사업 목적과 전개 내용을 고려해볼 때 박정희가 고안한 고도의 정치적 전략이었다는 점에서 관료화와 정치적 상황 간의 관계를 잘 보여주는 사례이다. 박정희는 비능률적이고 전근대적인 구(舊) 행정으로부터 탈피하여 성과주의적인 정책 수행을 통해 정치적 정당성을 확보하고자 했기 때문에, 이 사업에 관련된 제도와 국가조직의 변환은 효율성과 전문성을 높이는 방향 즉 베버적 의미의 법-합리적 체제로의 이행이었다고 할 수 있다. 동시에 이 변환은 박정희의 카리스마적 지배를 일상화(日常化)하는 과정이기도 했다. 무능하고 부패한 구정치인들 때문에 만들어진 경제적 위기 상황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