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위논문 (석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 국어국문학과, 2014. 8. 박성창.본고의 목적은 황순원의 장편이 도스토예프스키의 장편과 긴밀한 관련을 맺고 있음을 밝히고 두 작가의 장편을 상호텍스트성의 개념으로 분석하는 데 있다. 서구문학과 비서구문학의 관계를 우월 관계로 놓는 영향 연구의 문제점을 의식하면서, 그리고 텍스트가 하나의 시스템 속에서 만들어지는 역사적 형성 과정을 무시하는 대비 연구의 공허함을 주의하면서, 본고는 두 경향의 연구를 절충하는 방식을 택하였다. 그 동안 황순원 소설은 당대의 문학적 지형과 동떨어진, 자족적이고 고립적인 세계로 간주되었다. 그러나 1950년대 황순원은 서정성이 두드러지는 단편작가의 이미지를 탈피하고 서사성이 강조되는 장편작가로 도약하고자 하면서 새로운 창작 방법을 고안할 필요에 직면하였다. 황순원 문학세계에 일어난 양식적 변화는 '장르'의 문제를 부각시킨다. 작가는 작품을 쓸 때 문학적 양식 중 하나를 선택하고 그것을 계승하거나 변형하는 과정을 거치는데 이때처럼 외국 문학이 중요한 참조점으로 작용하는 순간도 없을 것이다. 황순원은 자신의 서지목록을 밝히는 데 매우 소극적인 작가임에도 이례적으로 도스토예프스키를 상당수 언급하였다. 이러한 상황에 근거하여, 본고는 황순원의 장편 창작이 도스토예프스키와 밀접한 관련을 지니고 있다는 가설을 세웠다. 황순원은 도스토예프스키 소설을 러시아어 원본으로 접한 것이 아니라 일본어 번역본으로 읽었고, 유학 당시 일본 담론에 직ㆍ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