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위논문(석사) -- 서울대학교대학원 : 사범대학 외국어교육과(영어전공), 2021.8. 나승준.가즈오 이시구로의 『나를 보내지마 』Never Let Me Go (2005)는 그의 소설 중 가장 현대적으로, 존재했을 법한 1990년대 후반 영국을 배경으로 한다. 『남아있는 나날』 The Remains of the Day (1989)에 만연한 반대처리즘(Anti-Thatcherite) 정서를 이어가면서 이시구로는 영국인의 삶에 깊숙이 녹아 든 신자유주를 비판하고 있다. 이 소설은 인간에게 장기기증을 하기 위해 만들어진 복제인간인 주인공들이 신자유주의의 담론인 자유와 자아 실현을 쫓아가지만 결국 그들을 멸망으로 이끄는 시스템의 잔인함을 묘사한다. 또 신자유주의적 환상이 무너진 후 환멸에 찬 주인공들이 내린 결정을 통해 헤게모니의 대안적 반응을 시사한다. 최근 몇몇 비평가들은 이시구로의 『나를 보내지 마』에서 나타나는 대안 현실의 역사적 배경을 전후 영국사에 등장했던 복지국가로 보는 경향이 있는데, 이 점은 이 소설에서 묘사되는 헤일샴 (Hailsham) 기숙학교의 온화한 환경과 그 이후 기증자에게 주어지는 간병인들의 역할 등에서 잘 드러나고 있다고 본다. 다시 말해, 이러한 비평가들은 오늘날까지 지속되고 있는 영국 복지 체제의 기능과 양상이 어떻게 이 소설에 반영되는지에 초점을 맞춰 이 소설을 읽고 있는 것이다. 반면에, 다른 비평가들은 이 소설의 역사적 배경을 대처 정권 이후에 등장한 신자유주의적 헤게모니로 보면서 자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