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위논문 (석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 언어학과, 2013. 2. 이승재.현대 한국어에서 사람을 만나는 사건을 표현할 때, 상대방이 윗사람이면 만나다 대신 뵙다 동사를 사용한다. 이 동사는 흔히 타동사로 인식되지만, 여러 사전을 찾아 보면 20세기 전반기까지만 해도 철수가 어제 할아버지께 뵈었다와 같이 타동사 이외에 피동사로 쓰이는 용법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철수가 할아버지를 만나는 사건을 철수가 할아버지의 시선을 받는 사건으로 바꾸어 표현하는 것이다. 이 피동사 용법은 어떻게 생겨났으며, 왜 사라지게 되었을까? 이 논문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뵙다 동사의 통사 구조가 통시적으로 변화해 온 양상을 15세기부터 20세기 전반기에 걸쳐 분석하였다. 그 결과 뵙다 동사는 원래 재귀 사동 구조라는 특수한 통사 구조를 띠는 사동사로 출발했으며, 현재 전해지는 피동사 용법이나 타동사 용법은 이 재귀 사동 구조가 재분석되면서 생겨났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15세기의 뵙다 동사가 취했던 재귀 사동 구조를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피사역주가 대격 표지를 취하는 것은 15세기 사동사 뵈다[示]에서 일반적으로 관찰되는 특징이다. 내 부텨-ᄅᆞᆯ (나-ᄅᆞᆯ) 뵈다 [사역주]i-NOM [피사역주]j-ACC ([피동작주]i-ACC) 보-이CAUS-다 내가 부처로 하여금 나를 보시도록 하다 재귀 사동 구조의 핵심은 사역주와 피동작주가 같은 대상을 지시한다는 점이다. 재귀 사동 구조의 뵙다 동사는 아랫사람을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