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위논문 (박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 협동과정 과학사 및 과학철학 전공, 2016. 2. 이두갑.본 논문은 미국의 열대의학자 리처드 피어슨 스트롱(Richard Pearson Strong, 1872-1948)의 열대질병 연구를 추적함으로써, 20세기 초 미국의 제국주의적 팽창과 의학적 실행이 맺는 관계를 분석했다. 스트롱은 1899년 미국의 식민지였던 필리핀에 파견되어 13년 동안 과학국 생물학 실험실의 수장으로 열대 필리핀의 질병들을 연구했으며, 1911년 만주에서 열린 국제페스트컨퍼런스에 미국 대표로 참여하여 그동안 열대지역에서 많이 발병하던 선페스트의 변종인 폐페스트를 연구했다. 1913년 하버드 의과대학의 열대의학과 초대 교수가 된 그는 상대적으로 열대질병이 드물었던 보스턴을 떠나 중남미와 아프리카를 탐험하면서 열대질병에 대한 연구를 이어 나갔다. 식민지 필리핀에서 만주, 그리고 중남미를 아우르는 스트롱의 열대의학 연구를 분석하면서, 본 논문은 크게 두 가지 주장을 제시한다. 첫 번째는, 스트롱의 열대의학 연구를 뭉뚱그려진 실험의학의 일부가 아니라 다양한 의학적 실행들의 묶음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이질적인 의학적 실행들 각각이 식민지-반식민지-메트로폴리스라는 각 공간에서 불균등하게 결합되고 수행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한다. 그의 열대의학 연구는 증상을 수집하고 관찰하는 전통적인 임상적 기법과 당대 최신의 실험적 방법을 모두 포함하고 있었고, 이런 이질적인 방법들은 각 공간에서 상이한 방...